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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전공자인 내가 셀프로 도장, 필름, 도배, 가구까지 해보고 몸져누운 이유 (셀프 인테리어 vs 업체 인테리어 비교, 셀프 가능 항목, 업체 맡겨야 하는 항목)

by sunny's sunnyday 2026. 4. 28.

직접 해보면 돈을 아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업이 인테리어 설계이고 시공 현장 경험도 있으니 셀프로 해도 충분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집을 꾸밀 때 도장, 필름 시공, 도배, 가구 제작까지 전부 셀프로 해봤습니다.

결과는 몸져누운 것이었습니다. 전공이고 직업인 사람이 해도 이 정도인데, 경험 없이 셀프로 도전하면 얼마나 힘들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돈을 아끼려고 시작한 건데 체력과 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비싼 대가를 치른 셈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기사님들이 빠르고 깔끔하게 끝내시는 걸 매일 보면서도 막상 직접 하니까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고 셀프 인테리어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항목에 따라 셀프로 해도 충분한 것이 있고, 반드시 업체에 맡겨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셀프 인테리어와 업체 인테리어를 솔직하게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셀프인테리어

셀프로 해도 괜찮은 항목, 기준이 있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전부 말리는 건 아닙니다. 항목에 따라 셀프로 해도 결과물이 충분히 나오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기준은 간단했습니다. 실패해도 다시 할 수 있는 것, 안전 문제가 없는 것, 전문 장비 없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도장(페인트칠)은 셀프로 해도 괜찮은 대표적인 항목이었습니다. 롤러와 붓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고, 잘못 칠해도 다시 덧칠하면 됐습니다. 수성 에멀션 페인트(Emulsion Paint)를 쓰면 냄새도 적고 건조도 빨라서 초보자도 다루기 편했습니다. 에멀션 페인트란 아크릴이나 라텍스 수지를 물에 분산시킨 형태의 페인트로, 벽면과 천장 도장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재였습니다. 단, 보양(Masking) 작업은 반드시 해야 했습니다. 보양이란 페인트가 묻으면 안 되는 부위를 테이프와 비닐로 보호하는 작업으로, 이 과정을 건너뛰면 바닥이나 창틀에 페인트가 튀어서 오히려 정리하는 데 더 시간이 들었습니다. 직접 해보니 도장 자체보다 보양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습니다.

가구 도어에 필름 붙이는 것도 셀프로 가능한 항목이었습니다. 시트지(Adhesive Film)를 기존 가구 도어 위에 붙이면 교체 없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시트지란 뒷면에 접착제가 도포된 얇은 필름으로, 가구, 벽면, 소품 등에 붙여서 표면을 바꾸는 소재였습니다. 기포가 들어가지 않게 스퀴지(Squeegee)로 밀면서 붙이는 게 포인트인데,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하면 어느 정도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패해도 떼고 다시 붙이면 되니까 부담이 적었습니다.

장판 시공도 셀프로 도전할 수 있는 항목이었습니다. 롤 타입 장판을 바닥에 펼치고 양면테이프나 본드로 고정하는 방식인데, 소형 공간이라면 혼자서도 가능했습니다. 다만 넓은 면적은 장판이 무겁고 이음새 처리가 어려워서 두 명 이상이 함께 하는 게 현실적이었습니다. 가구를 다 빼야 하는 번거로움도 감안해야 했습니다.

업체에 맡겨야 하는 항목, 셀프로 하면 위험했습니다

셀프로 하면 안 되는 항목은 기준이 명확했습니다. 안전 문제가 있는 것, 하자가 생기면 복구 비용이 큰 것, 전문 장비와 자격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전기 공사는 셀프로 절대 하면 안 되는 1순위였습니다. 콘센트 이설, 배선 변경, 분전반(Distribution Board) 작업은 반드시 전기공사업 등록 업체를 통해 진행해야 했습니다. 분전반이란 건물의 전기를 각 회로별로 나눠주는 배전 장치로, 잘못 건드리면 감전이나 화재 위험이 있었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도 전기설비 변경은 반드시 자격을 갖춘 전기공사업체를 통해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무자격자의 전기 작업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 처리도 안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설비 공사(배관 작업)도 셀프로 하면 안 됐습니다. 수도 배관 이설, 욕실 배관 변경, 보일러 배관 작업은 누수 위험이 크고 잘못되면 아랫집까지 피해가 갔습니다. 배관 접합부에서 미세 누수가 생기면 겉으로는 안 보이다가 몇 달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부터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안전했습니다.

방수 공사도 반드시 업체에 맡겨야 하는 항목이었습니다. 욕실 방수는 도막 두께, 코너 보강, 배수구 주변 처리 등 세밀한 공정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방수 도막(Waterproof Membrane)이란 방수재를 여러 겹 발라서 형성하는 방수층으로, 두께가 부족하면 핀홀(미세 구멍)이 생겨서 누수로 이어졌습니다. 방수가 잘못되면 타일을 전부 뜯고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비용 면에서도 훨씬 경제적이었습니다.

타일 시공도 셀프보다 업체를 권했습니다. 유튜브를 보면 쉬워 보이지만 수평 맞추기, 커팅, 줄눈 시공까지 전부 숙련도가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타일 커팅은 습식 타일 커터(Wet Tile Cutter)라는 전문 장비가 있어야 깔끔한 절단이 가능했는데, 이 장비를 셀프로 구비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타일이 한 장이라도 수평이 안 맞으면 전체적으로 어긋나 보여서 결과물 차이가 크게 났습니다.

셀프로 업체를 구해서 시공하는 방법, 가능하지만 조건이 있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에는 직접 시공하는 것 말고 또 하나의 방식이 있었습니다. 설계와 자재 선택은 본인이 하고, 시공만 각 분야별 업체를 직접 구해서 맡기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인테리어 업체 마진을 줄일 수 있어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공정 순서를 알아야 했습니다. 철거 → 전기·설비 → 방수 → 타일 → 목공 → 도장 → 도배 → 바닥재 → 가구 → 마감. 이 순서가 꼬이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고 하자가 생겼습니다. 각 업체 간 일정 조율도 본인이 해야 했습니다. 전기 업체가 늦으면 목공이 대기해야 하고, 방수 양생이 안 끝났는데 타일 업체가 오면 일정이 전부 밀렸습니다.

평소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전기나 설비 같은 기본적인 공정을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면 도전해 볼 만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포인트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철거 후 벽체 상태가 예상과 다르거나, 배관 위치가 도면과 다르거나, 자재 수량이 부족해서 추가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에서도 공정별 시공 순서와 양생 기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모르고 공정을 진행하면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도 애매해졌습니다. 전문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면 이런 예외 상황에 대한 대응이 업체 책임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안전망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도장, 필름, 장판 같은 마감 작업은 셀프로 도전해 볼 만하지만, 전기, 설비, 방수, 타일 같은 구조적 작업은 반드시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안전하고 경제적이었습니다. 비용을 아끼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인테리어가 직업인 제가 직접 해보고도 몸져누웠다는 게 가장 솔직한 답이었습니다. 셀프로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알고 그 안에서만 하시는 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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